서울 중구 남산공원 통감관저 터에서 국민 1만9755명의 모금으로 조성된 기억의 터를 공개했다.
통감관저는 1910년 8월 29일 한일강제병합 조약이 체결된 경술국치(庚戌國恥)의 장소다
(동아일보 기사에서)
한일병합 체결 치욕의 터에 위안부 추모 ‘기억의 터’ 새기다 |
#벽이 거울처럼 매끈한 이유
기억의 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날 조형물은 ‘대지의 눈’이다. 하늘을 가만히 응시하는 바닥의 검은 동그라미는 위안부 가해자에 대한 심판의 눈을 의미한다. 눈썹 위치의 벽에는 고(故) 김순덕 할머니(1921∼2004)의 그림 ‘끌려감’과 위안부 피해 할머니 247명의 이름 및 시대별 증언이 거울처럼 매끈한 오석(烏石)에 새겨져 있다. 공원을 찾은 이가 피해자의 아픔 너머로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와 피해자들의 아픈 과거가 별개가 아니라는 뜻도 담고 있다.
#커다란 바위에 앉아 보니 ‘출렁’
대지의 눈을 지나 서른 발짝 걸으면 지름 2.5m 정도의 납작한 바위가 나온다. ‘세상의 배꼽’이다. 엄마와 아이가 한 몸이었다는 걸 증명하는 배꼽처럼, 피해 할머니들과 시민들이 연결돼 있다는 의미다. ‘눈’ 다음에 ‘배꼽’을 만나도록 한 것은 ‘잊지는 않지만 포용하겠다’는 메시지다. 조형물 위에는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문구가 한글과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쓰여 있다. 특이하게도 이 바위는 바닥에 고정돼 있지 않고 용수철 10여 개가 지탱하고 있어 위에 앉으면 출렁인다. 옆에 앉은 사람끼리 눈을 맞추고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의도했다.
#각양각색의 자연석
세상의 배꼽 주변엔 생김새가 다양한 자연석 81개가 흩어져 있다. 강제로 헤어져야 했던 피해 할머니들을 상징하는 것으로, 전국 각지에서 모았다. 시민들이 손으로 쓰다듬어 볼 수 있도록 낮은 곳에 배치했다. 이 돌들은 1.5m 높이의 완만한 언덕에 둘러싸여 있다. 돌 위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면 도시의 건물은 가려지고 온전히 하늘만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뒤집혀 있는 일본인의 이름
대지의 눈과 세상의 배꼽 사이엔 대리석 3개가 세워져 있다. 일본 공사 하야시 곤스케(林權助)의 동상을 떠받치고 있던 표석(標石)이다. 동상은 광복 직후 파괴됐지만 ‘남작 하야시 곤스케 군상’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이 표석은 2006년 발견됐다. 서울시는 글자가 거꾸로 보이도록 표석을 세워 지난해 ‘거꾸로 세운 동상’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임 화백은 이 조형물을 부각시키지도, 숨기지도 않고 기억의 터에 그대로 남겨뒀다. 임 화백은 “기억의 터 전체에서 보면 ‘소품’에 불과하도록 배치해 우리나라를 침략한 일제의 만행이 얼마나 웃기지도 않는 일이었는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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